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이 개최 두 달을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LPGA 투어는 3월 21일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팔로스 버디스 골프클럽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회를 취소한다고 25일 발표했다.
취소 이유는 대회 개최권자의 지급 의무 불이행이다. LPGA 투어는 대회 타이틀 스폰서인 투자 기업 퍼힐스가 2024년과 2025년 LPGA 투어에 대한 대회 인증료 등 필수 비용을 납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2회째를 맞이할 예정이던 대회가 무산됐다.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은 지난해 처음 개최됐다. 한국 여자 골프의 전설 박세리가 호스트로 참여하며 주목받았다. 이 대회는 2023년까지 디오 임플란트 LA 오픈으로 열리다 작년부터 박세리의 이름을 달고 새롭게 출발했다.
LPGA 투어에서 선수 출신이 호스트로 나선 대회는 세 번째였다. 앞서 안니카 소렌스탐의 안니카 드리븐 바이 게인브릿지 앳 펠리컨, 미셸 위의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에 이어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초대 대회에서는 넬리 코르다(미국)가 우승을 차지했다. 코르다는 최종 합계 9언더파 275타로 라이언 오툴(미국)과 동타를 이뤄 연장전 끝에 우승,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박세리가 직접 우승 트로피를 전달하며 의미를 더했다.
리즈 무어 LPGA 투어 커미셔너 대행은 대회 취소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그는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을 다시 LPGA 투어 일정에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세리의 업적을 기리는 대회를 계속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취소 결정은 LPGA 투어 대회 역사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대회 개최 두 달 전에 취소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는 대회 운영의 안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의 갑작스러운 취소로 LPGA 투어 일정에 공백이 생겼다. 이는 선수들의 대회 준비와 일정 관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PGA 투어는 향후 대체 대회 개최 여부나 일정 조정 계획 등을 추가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박세리는 한국 여자 골프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1998년 US여자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LPGA 투어에서 총 25승을 거두며 한국 골프의 새 역사를 썼다. 은퇴 후에도 자신의 이름을 건 대회를 통해 한국 골프 발전에 기여하고자 했다.
이번 대회 취소로 박세리의 이름을 내건 LPGA 투어 대회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골프 팬들은 대회의 재개 여부와 향후 계획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LPGA 투어와 관계자들의 후속 조치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