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블랙핑크의 리사가 K팝 가수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축하 무대에 올랐다. 리사는 지난 3월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007 시리즈 주제곡을 선보였다.
리사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영화 '007 죽느냐 사느냐'의 주제가 '리브 앤 렛 다이'를 열창했다. 와이어를 타고 등장한 리사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함께 노래를 불러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 무대는 007 시리즈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공연으로 꾸며졌다. 리사의 무대에 앞서 배우 마가렛 퀄리가 007 요원을 연상시키는 복장의 댄서들과 함께 춤을 추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리사와 함께 무대에 오른 미국 래퍼 도자 캣과 영국 싱어송라이터 레이도 각각 007 시리즈의 주제곡을 불렀다. 도자 캣은 '다이아몬즈 아 포에버'를, 레이는 '스카이폴'을 열창했다.
세 사람의 공연이 끝난 후 객석에서는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는 리사의 무대가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반응이었다.
시상식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서도 리사는 주목을 받았다. 검은색 턱시도에 붉은 꽃 장식을 단 수트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리사는 무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뽐냈다.
당초 리사는 도자 캣, 레이와 함께 최근 발표한 협업곡 '본 어게인'을 부를 것으로 알려졌으나, 007 시리즈 헌정 무대로 변경됐다. '본 어게인'은 리사의 첫 솔로 정규 앨범 '얼터 에고' 수록곡으로, 발매 직후 미국 빌보드 핫100 차트에 69위로 진입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는 리사의 글로벌 영향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K팝 아티스트로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선 것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한 007 시리즈의 주제곡을 부르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한편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리사 외에도 뮤지컬 영화 '위키드'의 주연 배우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도 축하 공연을 펼쳤다. 두 배우는 각각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위키드'는 음악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됐다.
리사의 이번 무대는 K팝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됐다.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에서 K팝 아티스트가 공연을 펼친 것은 한국 대중문화의 글로벌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블랙핑크는 오는 7월부터 월드투어를 재개할 예정이다. 10개 도시 공연 일정을 공개한 가운데 K팝 걸그룹 최초로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확정하는 등 대규모 투어를 예고하고 있다. 리사의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는 이러한 블랙핑크의 글로벌 활동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