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휴전안을 승인했다. 이로써 15개월간 지속된 가자지구 전쟁이 일시적으로나마 멈출 전망이다.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17일 휴전 합의안을 찬성 표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협상팀으로부터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에 합의가 이뤄졌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18일 전체 내각 회의에서 최종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휴전안의 주요 내용은 6주간 교전 중단과 단계적 인질 석방이다. 1단계에서는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 33명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풀어줄 예정이다. 석방 대상 인질은 여성과 어린이, 50세 이상 남성 등이다.
양측은 19일부터 합의안을 이행할 계획이다. 이스라엘 채널12 뉴스에 따르면 휴전은 19일 낮 12시 15분에 발효되며, 첫 번째 인질 석방은 오후 4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휴전 합의 이후에도 가자지구에서는 여전히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6일 하마스 세력 소탕을 위한 폭격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 현지 당국은 최소 86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특히 석방 예정이던 여성 인질이 억류된 지역을 이스라엘군이 공격 표적으로 삼았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합의를 일부 깼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돌렸다.
미국은 휴전안 이행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안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어려운 협상 과정에서 미해결 부분이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며,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휴전은 3단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2단계에서는 남성 군인을 포함한 나머지 인질들이 석방되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전역에서 철수하게 된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사망한 인질들의 시신 송환과 가자지구 재건 작업을 논의하게 된다.
가자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기습 공격으로 시작됐다. 당시 이스라엘에서 1200명 이상이 사망하고 250명 이상이 납치됐다. 15개월간의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측에서는 4만 670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휴전 합의로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 해소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유엔 기관들은 휴전이 시행되면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