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27일 오전 9시 30분, 방송재난 위기경보를 기존 '주의'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이번 조치는 경북 영덕, 청송, 경남 산청 등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방송시설 피해가 심각해진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산불로 인해 영덕 지역 방송보조국은 전소되었고, 청송과 산청 지역 방송보조국은 전력 공급 중단으로 송출 기능이 마비됐다. 방송보조국은 방송구역 내 난시청 해소를 위해 신호를 받아 재송신하는 소출력 중계소로, 해당 지역의 방송 송출 중단은 주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방송재난 위기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의 4단계로 구성되며, 화재나 정전 등으로 인한 방송시설 피해 및 국지적 송출 장애 발생 시 발령된다. 이번 '경계' 단계 발령은 산불 피해가 확산되며 방송 송출 장애가 광범위하게 발생한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방통위는 '경계' 단계 발령과 함께 방송정책국장을 반장으로 하는 '방송재난대책반'을 구성하고 24시간 비상 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또한, 방송재난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방송사업자들에게 신속한 복구 체계를 가동하고 피해 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시행하도록 요청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이번 대형 산불로 인해 방송 송출이 중단된 지역 주민들에게 신속히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고령층이나 취약 계층에게도 대피 정보를 적시에 제공할 수 있도록 재난주관 방송사인 KBS와 지역 방송사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또한 이동통신사업자와 협력해 통신 서비스 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한 재난 로밍과 와이파이 개방 등의 조치를 시행 중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피해 지역 주민들을 위한 인터넷 및 IPTV 서비스 제공, 충전 부스 설치 등 현장 지원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현재 방통위는 피해 지역의 복구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추가적인 피해 방지와 복구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위기경보 상향 조치는 대규모 재난 상황에서 국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긴급 대응의 일환으로 평가된다.